북극권 안에 있는 도시는 셋뿐이다
북극권은 지도에 그려 넣은 선이지만 임의로 정한 선은 아닙니다. 지구 자전축이 공전면에서 23.4365° 기울어져 있고, 90도에서 그만큼을 뺀 위도가 북극권입니다. 지금 기준으로 북위 66.5635° 입니다. 이 선보다 북쪽에서는 1년에 최소 하루 해가 아예 뜨지 않고, 반대로 최소 하루는 아예 지지 않습니다.
방구석콜럼버스의 도시 사전 524곳을 위도순으로 줄 세우면 이 선 위에 있는 도시가 세 곳입니다.
| 도시 | 위도 | 북극권보다 | 서울에서 |
|---|---|---|---|
| 트롬쇠 (노르웨이) | 69.6492°N | 343km 북쪽 | 6,772km |
| 무르만스크 (러시아) | 68.9678°N | 267km 북쪽 | 6,299km |
| 키루나 (스웨덴) | 67.8557°N | 144km 북쪽 | 6,828km |
네 번째는 로바니에미입니다. 위도 66.5039°. 북극권보다 6.6km 남쪽입니다. 산타클로스 마을로 알려진 그 도시가 아슬아슬하게 선 밖에 있습니다.
해가 뜨지 않는 날을 세어 봤다
태양의 적위를 날짜별로 구해서, 그날 정오에 태양 중심이 지평선 위로 올라오는지 계산했습니다. 올라오지 못하는 날을 세면 이렇게 됩니다.
- 트롬쇠 57일 — 11월 23일부터 1월 18일까지
- 무르만스크 50일 — 11월 27일부터 1월 15일까지
- 키루나 36일 — 12월 4일부터 1월 8일까지
- 로바니에미 0일
위도가 1.8도 차이 나는 트롬쇠와 키루나 사이에서 날수가 21일 벌어집니다. 선에 가까울수록 기간이 급하게 짧아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6.6km 차이인 로바니에미가 0일이 됩니다.
이건 태양의 중심을 기준으로 한 기하학적 계산입니다. 실제 관측은 대기 굴절이 태양을 들어 올려 주고 위쪽 테두리만 보여도 "떴다"고 세기 때문에, 현지에서 말하는 극야 기간은 이보다 며칠 짧습니다. 우리가 쓴 숫자는 굴절을 넣지 않은 값입니다.
어두운 날보다 밝은 날이 나흘 많다
같은 계산을 여름으로 돌리면 트롬쇠에서 해가 지지 않는 날이 61일, 5월 22일부터 7월 21일까지입니다. 겨울에 잃는 57일보다 나흘 많습니다.
기울기만 놓고 보면 둘이 같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이유는 지구 궤도가 원이 아니라서입니다. 지구는 7월 초에 태양에서 가장 멀어지고, 멀어질수록 천천히 움직입니다. 그래서 태양 적위가 북쪽에 머무는 기간이 186일, 남쪽에 머무는 기간이 179일로 이레 차이가 납니다. 북쪽에 오래 머무는 만큼 해가 지지 않는 날도 길어집니다. 밝은 쪽이 조금 이득입니다.
서울에서 트롬쇠까지는 6,772km, 북북서쪽입니다. 대권 경로가 지나는 상공은 한국 → 북한 → 중국 → 러시아 → 노르웨이. 시차는 여름에 7시간, 겨울에 8시간 뒤입니다. 서머타임 때문에 한 시간이 움직이는데, 해가 두 달 동안 뜨지 않는 도시에서 시계를 한 시간 당기는 일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남쪽에는 하나도 없다
남극권은 남위 66.5635°입니다. 사전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도시는 우수아이아, 남위 54.8019°. 남극권까지 아직 1,308km 남았습니다. 그 아래로는 도시가 한 곳도 없습니다.
북쪽 극지에는 사람이 사는 도시가 있고 남쪽 극지에는 없습니다. 북극권 안쪽은 대부분 바다고 그 주변에 육지가 둘러섰는데, 남극권 안쪽은 대륙이고 그 대륙에 도시가 없습니다. 지구의 위아래가 대칭이 아니어서, 도시 목록도 대칭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