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을거리

유럽에 갈 때마다 다롄이 걸린다

다롄은 서울에서 493km, 서북서쪽입니다. 방구석콜럼버스의 도시 사전 524곳 가운데 서울과 가장 가까운 외국 도시입니다. 그다음이 후쿠오카 540km, 나가사키 597km, 칭다오 610km입니다. 순항 속도로 재면 한 시간을 조금 넘고, 시차는 한 시간 뒤입니다.

이 글은 다롄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글이 아닙니다. 다롄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에 대한 글입니다. 둘은 생각보다 다른 이야기입니다.

우회 비율이라는 값

이 서비스가 경유지를 고를 때 쓰는 값이 하나 있습니다. 출발지에서 그 도시를 거쳐 목적지까지 가는 거리를, 직항 거리로 나눈 값입니다. 1.0이면 경로 위에 정확히 얹혀 있다는 뜻이고, 2.0이면 두 배를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후보로 받아 주는 상한은 1.4입니다.

다롄을 이 식에 넣어 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목적지 직항 다롄 경유 늘어난 거리
두바이 6,783km 6,789km +6km
카이로 8,486km 8,491km +5km
이스탄불 7,954km 7,980km +27km
파리 8,966km 9,068km +103km
런던 8,857km 8,976km +119km

두바이와 카이로는 늘어난 거리가 한 자리 킬로미터입니다. 서울에서 그쪽으로 가는 대권 경로가 요동반도 위를 그대로 지나간다는 뜻입니다. 지도에서 서울과 카이로를 잇는 곡선을 그으면 그 선이 다롄을 스칩니다.

84곳 중 74곳

추천 여행지 84곳을 목적지로 두고 전부 계산하면, 다롄이 경유지 후보에 드는 목적지가 74곳입니다. 유럽과 중동·아프리카에 있는 추천 28곳에서는 전부 다롄이 "출발지에서 가장 가까운 후보"로 1번에 올라옵니다. 서쪽으로 나가는 경로의 첫 관문이 여기라는 얘기입니다.

후보에서 빠지는 곳은 오히려 가까운 도시들입니다. 후쿠오카 2.74, 오사카 2.19, 교토 2.18, 도쿄 1.85. 반대 방향이라 다롄을 거치면 갔던 길을 되돌아와야 합니다. 상하이도 1.55로 탈락합니다.

거리가 멀어지면 가까운 도시는 거의 공짜로 끼워집니다. 뉴욕까지도 다롄 경유가 1.042로 후보에 듭니다. 11,053km 짜리 여정에 461km를 더하는 건 4%밖에 안 되니까요. 같은 493km가 후쿠오카행에서는 치명적이고 뉴욕행에서는 반올림 오차입니다.

러시아식 건물이 남은 항구

서비스 안에서 다롄에 붙여 둔 한 줄은 "러시아식 건물이 남은 항구"입니다. 항구 도시치고는 인구가 많은 편으로, GeoNames 기준 약 745만 명입니다. 서울에서 여기까지 대권 경로가 지나는 상공은 한국 → 북한 → 중국, 세 나라뿐입니다. 사전에서 가장 짧은 국제 경로다운 목록입니다.

다롄을 목적지로 골라 여정을 만드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유럽이나 중동으로 경로를 그리면 화면에 자주 나타날 겁니다. 목적지가 아니라 길목이라서 그렇습니다. 지도 위에서 어떤 도시들은 그런 역할을 합니다.

다롄로 여행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