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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 열두 곳은 모두 남반구에 있다

방구석콜럼버스의 도시 사전은 524곳입니다. 이 가운데 적도 아래에 있는 곳은 89곳, 17.0%입니다. 나머지 435곳이 북반구에 있습니다. 세계지도를 위아래로 반 접었을 때 아래쪽 절반에 여섯 곳 중 한 곳만 들어가는 셈입니다.

위도를 15도씩 끊어 세면 어디서 갈라지는지 보입니다.

위도 띠 북반구 남반구
0~15도 60곳 29곳
15~30도 83곳 38곳
30~45도 176곳 18곳
45~60도 102곳 4곳
60~90도 14곳 0곳

적도 근처는 그럭저럭 비슷합니다. 갈라지는 건 30도 위쪽입니다. 북위 3045도에는 176곳이 있는데 남위 3045도에는 18곳입니다. 열 배 차이입니다. 남위 45도보다 아래로 내려가면 사전에 네 곳밖에 남지 않습니다.

  • 우수아이아 (아르헨티나) — 남위 54.80도
  • 엘칼라파테 (아르헨티나) — 남위 50.34도
  • 더니든 (뉴질랜드) — 남위 45.87도
  • 퀸스타운 (뉴질랜드) — 남위 45.03도

같은 위도 띠의 북쪽에는 파리, 런던, 밴쿠버, 빈, 프라하가 들어 있습니다. 북위 45도 위쪽 도시는 116곳입니다.

절반은 땅이 없어서다

사전이 편향된 걸까요. 절반은 그렇고 절반은 아닙니다. 지도에 쓰는 육지 도형에 0.5도 격자를 씌워 면적 비율로 재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 북반구 표면의 39.4% 가 육지
  • 남반구 표면의 18.4% 가 육지
  • 남극 대륙을 빼면 남반구는 15.7%

남반구는 애초에 땅이 절반 이하입니다. 게다가 그 땅의 상당 부분이 남극이고, 사람이 사는 남위 30도 아래 육지는 남아메리카의 아래쪽 삼각형, 아프리카 남단, 오스트레일리아 남부, 뉴질랜드로 사실상 끝입니다. 남위 45도 아래에서 대륙이라 할 만한 건 남아메리카 끝단과 뉴질랜드 남섬뿐입니다. 도시가 없는 게 아니라 도시가 놓일 땅이 없습니다.

남반구는 기본 요금이 5,000km다

서울은 북위 37.5665도, 적도까지 최단 거리로 4,177km입니다. 남반구에 가려면 이 4,177km를 먼저 소진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전에서 서울과 가장 가까운 남반구 도시도 이만큼 멉니다.

도시 나라 서울에서
딜리 동티모르 5,131km
라부안바조 인도네시아 5,175km
수라바야 인도네시아 5,198km
롬복 인도네시아 5,255km
발리 인도네시아 5,257km

가장 가까운 남반구 도시가 5,131km입니다. 북반구에서 이 거리면 두바이(6,783km)나 트롬쇠(6,772km)를 고르기 전에 이미 유럽 절반이 후보에 들어옵니다.

여정의 어디에서 적도를 넘나

경로를 그려 보면 적도를 넘는 지점이 목적지마다 다릅니다. 대권 경로 위에서 위도가 0이 되는 곳을 찍어 봤습니다.

목적지 적도 통과 경도 여정의 몇 % 지점
우수아이아 동경 143.7° 25%
오클랜드 동경 151.2° 51%
시드니 동경 139.9° 53%
케이프타운 동경 67.4° 54%
발리 동경 117.1° 82%
리우데자네이루 서경 31.6° 84%
리마 서경 85.6° 90%
나이로비 동경 38.5° 98%

발리행은 여정의 82%를 북반구에서 보내고 마지막에 적도를 넘습니다. 나이로비행은 98% 지점에서 넘으니 거의 도착해서 넘는 셈입니다. 반대로 우수아이아행은 25% 지점, 뉴기니섬 북쪽 바다에서 이미 적도를 넘고 남은 75%를 남태평양에서 보냅니다. 그것도 얕게 지나가지 않습니다. 이 경로의 최남단은 남위 69.5도로, 여정의 14.6%가 남극권 안쪽 바다입니다. 서울에서 남아메리카 끝으로 가는 가장 짧은 길이 남극 앞바다를 스치고 갑니다.

가장 먼 열두 곳

서울에서 먼 순서로 사전을 줄 세우면 위쪽 열두 곳이 전부 남반구, 전부 남아메리카입니다. 상위 여섯 곳만 적으면 이렇습니다.

도시 나라 서울에서
몬테비데오 우루과이 19,606km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19,432km
플로리아노폴리스 브라질 18,830km
푸에르토이과수 아르헨티나 18,676km
포스두이과수 브라질 18,671km
아순시온 파라과이 18,581km

가장 먼 50곳까지 넓히면 그중 33곳이 남반구입니다. 서울의 대척점이 남대서양 위에 있으니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사전의 남반구 도시는 89곳뿐인데, 먼 순위표에서는 남반구가 다수입니다.

추천 여행지 84곳에는 남반구가 27곳 들어 있습니다. 사전 비율(17.0%)보다 높은 32%입니다. 가기 어려운 곳이 목적지로는 더 매력적이라, 추천 목록이 사전보다 아래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확실하지 않은 것

  • 이 숫자는 모두 우리 사전 524곳 기준입니다. 실제 남반구에는 사전에 없는 도시가 훨씬 많습니다. "남반구에 도시가 적다"가 아니라 "이 서비스가 남반구에 넣어 둔 도시가 적다"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 육지 비율은 지도용 저해상도 도형(Natural Earth 1:110m)에 0.5도 격자를 씌워 위도별 면적을 보정해 센 값입니다. 해상도 탓에 작은 섬이 빠지므로, 섬이 많은 남태평양 쪽이 실제보다 조금 낮게 나옵니다.
  • 적도 통과 지점은 대권 경로를 4만 등분해 위도 부호가 바뀌는 구간을 찍은 값입니다.

지도를 열면 아래쪽 절반이 헐렁해 보이는 게 사전이 게을러서만은 아닙니다. 거기에는 정말 바다가 많습니다. 그래도 그 헐렁한 쪽에 가장 먼 도시들이 몰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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