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정오일 때 89곳은 아직 어제다
방구석콜럼버스는 도시를 고르면 그 도시의 지금 시각을 함께 띄웁니다. 좌표만 있으면 거리는 계산할 수 있지만 시각은 계산할 수 없습니다. 시차는 지리가 아니라 각 나라가 정한 규칙이라서, 도시마다 표준시를 하나씩 들고 있어야 합니다. 사전 524곳에 들어 있는 표준시는 201가지 입니다.
이 201가지를 서울 기준으로 줄 세우면 서로 다른 시차가 27가지 나옵니다.
| 서울 대비 | 도시 수 | 이런 곳 |
|---|---|---|
| +4시간 | 2곳 | 아피아, 누쿠알로파 |
| +3시간 | 10곳 | 오클랜드,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 |
| 0시간 | 44곳 | 도쿄, 후쿠오카 (국내 17곳 포함) |
| -6시간 | 61곳 | 이스탄불, 나이로비 |
| -7시간 | 118곳 |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
| -13시간 | 29곳 | 뉴욕, 하바나 |
| -19시간 | 3곳 | 호놀룰루, 파페에테, 라로통가 |
가장 앞선 시계와 가장 늦은 시계 사이가 23시간입니다. -7시간 칸에 118곳이 몰린 건 지금이 9월이라 유럽 대륙이 서머타임 중이기 때문입니다. 겨울이면 이 무더기가 한 칸 옆으로 옮겨 갑니다.
5,000km를 가도 시계를 안 돌리는 곳
시차가 0인 외국 도시는 27곳입니다. 그중 25곳이 일본이고, 나머지 둘은 이렇습니다.
- 코로르 (팔라우) — 서울에서 3,445km
- 딜리 (동티모르) — 서울에서 5,131km
딜리는 서울에서 5,131km 떨어져 있는데 시계를 한 칸도 돌릴 필요가 없습니다. 반면 서울에서 493km밖에 안 되는 다롄에서는 한 시간을 돌려야 합니다. 딜리에서 서쪽으로 1,142km 떨어진 발리도 한 시간을 돌려야 합니다. 거리가 열 배 차이인 두 곳이 같은 시차를 갖습니다.
30분이나 45분 단위로 끊어 쓰는 곳도 있습니다. 사전에서는 26곳입니다 — 인도 13곳과 스리랑카 2곳이 UTC+5:30, 네팔 2곳이 UTC+5:45, 미얀마 2곳이 UTC+6:30, 이란 3곳이 UTC+3:30, 오스트레일리아 중부 4곳이 UTC+9:30입니다. 카트만두와 서울의 시차는 3시간 15분입니다.
날짜변경선을 사이에 둔 아피아
아피아는 사전에서 시계가 가장 앞선 도시입니다. 서울보다 4시간 빠릅니다. 그런데 경도는 서경 171.8도, 서울에서 동쪽으로 8,568km 떨어진 태평양 한복판입니다.
경도만 놓고 태양이 남중하는 시각을 계산하면 이렇게 됩니다.
- 서울의 남중 — 세계시로 03시 32분
- 아피아의 남중 — 세계시로 23시 27분
아피아의 해는 서울의 해보다 20시간 가까이 늦게 정점에 옵니다. 그런데 달력은 서울보다 하루 앞서 있습니다. 아피아 사람들의 시계로 남중 시각을 다시 재면 12시 27분, 아주 평범한 정오입니다. 어긋난 건 시각이 아니라 날짜입니다.
사모아는 2011년에 날짜변경선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옮겨 갔습니다. 그때 하루를 통째로 건너뛰어서, 그해 12월 30일은 사모아에 없습니다. 시차라는 값이 지리가 아니라 결정이라는 걸 이만큼 잘 보여 주는 사례가 드뭅니다.
서울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어제와 내일
사전 524곳의 날짜를 서울 시각 기준으로 세어 보면 이렇습니다.
| 서울이 | 어제인 곳 | 내일인 곳 |
|---|---|---|
| 오전 8시 | 115곳 | 0곳 |
| 낮 12시 | 89곳 | 0곳 |
| 저녁 8시 | 0곳 | 2곳 |
| 밤 11시 | 0곳 | 26곳 |
점심을 먹는 동안 사전의 89곳은 아직 어제입니다. 반대로 자기 전에는 26곳이 벌써 내일입니다. 사전에 UTC+14를 쓰는 도시가 없어서, 어느 순간에도 날짜가 세 개까지 벌어지지는 않습니다.
시계가 해와 가장 어긋난 도시
표준시는 한 나라가 넓은 경도를 하나의 시각으로 묶는 제도입니다. 그러니 나라 안에서도 시계와 해가 어긋납니다. 남중이 늦은 순으로 뽑으면 스페인 서부가 줄줄이 올라옵니다.
| 도시 | 시계로 남중하는 시각 |
|---|---|
|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스페인) | 14시 34분 |
| 누크 (그린란드) | 14시 27분 |
| 세비야 (스페인) | 14시 24분 |
| 마드리드 (스페인) | 14시 15분 |
| 수라바야 (인도네시아) — 가장 이른 쪽 | 11시 29분 |
스페인은 경도로 보면 영국과 같은 띠에 있는데 중앙유럽 표준시를 씁니다. 거기에 서머타임까지 얹히면 여름 정오에 해가 아직 동쪽에 있습니다. 반대쪽 끝은 수라바야로, 시계가 11시 반을 가리킬 때 해가 벌써 남중합니다.
확실하지 않은 것
- 시차는 2026년 9월 15일 기준으로 계산했습니다. 서머타임 때문에 9월과 1월의 시차가 달라지는 도시가 사전에 210곳, 54개 나라에 있습니다. 추천 여행지 84곳 중에서도 29곳이 계절에 따라 시차가 바뀝니다.
- 그래서 이 서비스는 도시마다 시차 값을 저장하지 않고
Asia/Seoul같은 표준시 이름만 저장합니다. 서머타임 계산은 브라우저에 맡깁니다. 값으로 굳혀 두면 매년 두 번씩 틀립니다. - 남중 시각은 경도만으로 구한 평균태양시입니다. 실제 태양은 계절에 따라 ±15분 정도 앞서거나 늦습니다.
여정을 만들면 목적지 카드에 그곳의 현재 시각이 뜹니다. 그 숫자는 거리에서 나온 값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어느 시점에 정한 규칙이고, 사모아처럼 바꾸기로 하면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