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고 마라케시까지 간 15일
9월 7일에 서울을 떠나 9월 21일에 마라케시에 닿는 여정입니다. 다섯 곳에서 자고, 13,509km를 움직이고, 시계를 여덟 시간 되돌립니다. 아무도 실제로 가지 않았습니다. 아래는 그 선을 따라가며 화면에 무엇이 나오는지 적은 기록입니다.
서울에서 마라케시까지 직선으로는 11,013km 입니다. 들른 곳들을 더해도 13,509km, 직선의 1.23배입니다. 다섯 도시 모두 가는 길목에 놓여 있어서 그렇습니다.
9월 8일 · 울란바토르 — 1,992km
첫 구간입니다. 선이 서울에서 북서쪽으로 떠서 몽골 초원 위에 내려앉습니다. 우회 비율이 1.003 입니다. 서울에서 마라케시로 긋는 대권 경로가 울란바토르 위를 거의 그대로 지난다는 뜻입니다. 들렀는데 늘어난 거리가 6km입니다.
시계를 한 시간 되돌립니다. 서울이 오후 6시일 때 여기는 오후 5시입니다. 정거장을 열면 수흐바타르 광장, 간단 테그친렌 사원, 복드 칸 궁전 박물관, 자이승 전승 기념탑이 붙어 있습니다. 2박을 하고 떠납니다.
9월 11일 · 노보시비르스크 — 1,828km
시베리아로 들어갑니다. 여기도 우회 비율 1.003 — 울란바토르와 마찬가지로 길 위입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지나는 도시이고, 정거장에 붙은 네 곳 중 하나가 철도 박물관입니다. 나머지는 오페라 발레 극장, 알렉산드르 넵스키 대성당, 동물원입니다.
시계를 또 한 시간 되돌립니다. 이제 서울보다 두 시간 뒤입니다. 1박만 하고 다음 날 떠나는 유일한 구간입니다. 지도에서는 선이 계속 서쪽으로만 갑니다.
9월 13일 · 히바 — 2,238km
우즈베키스탄입니다. 성벽 안쪽 옛 도시인 이찬 칼라가 199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고, 우즈베키스탄에서 처음 등재된 곳입니다. 유네스코의 이찬 칼라 설명 정거장에는 이찬 칼라와 칼타 미노르, 주마 모스크, 쿠냐 아르크가 붙습니다. 네 곳이 전부 같은 성벽 안에 있습니다.
시계를 두 시간 되돌립니다. 서울보다 네 시간 뒤입니다. 중앙아시아 구간에서 지도가 갑자기 비어 보이는데, 도시가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 사전에 그 근방 도시가 적어서 그렇습니다. 2박입니다.
9월 16일 · 빌뉴스 — 2,955km
가장 긴 구간입니다. 사막과 초원을 지나 발트해 쪽으로 올라갑니다. 우회 비율이 1.000 — 이 여정에서 가장 정확히 길 위에 놓인 도시입니다. 들른 대가가 사실상 0입니다.
리투아니아의 수도이고, 구시가지가 1994년 세계유산에 올랐습니다. 유네스코의 빌뉴스 역사지구 설명 정거장에는 게디미나스 탑, 빌뉴스 대성당, 성 안나 교회, 새벽의 문이 붙습니다. 시계를 또 두 시간 되돌려 서울보다 여섯 시간 뒤입니다. 2박.
9월 19일 · 코크 — 2,242km
유럽을 가로질러 아일랜드 남쪽 끝까지 갑니다. 여기서 선은 처음으로 대서양을 마주합니다. 아일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고, 정거장에는 잉글리시 마켓, 성 핀바르 대성당, 코크 시티 감옥, 블라니 성이 붙습니다.
시계를 두 시간 더 되돌립니다. 서울보다 여덟 시간 뒤. 1박만 하고 떠납니다. 다음이 마지막입니다.
9월 21일 · 마라케시 — 2,254km
아일랜드에서 남쪽으로 내려가 모로코에 닿습니다. 시차가 없습니다. 2,254km를 내려왔는데 코크와 마라케시의 시계가 똑같이 UTC+1 입니다. 시차는 경도가 정하는 값이라, 남북으로 움직이면 거리를 아무리 벌어도 시계는 가만히 있습니다.
메디나가 1985년 세계유산에 올랐습니다. 유네스코의 마라케시 메디나 설명 정거장에는 제마 엘 프나 광장, 마조렐 정원, 바히아 궁전, 벤 유세프 마드라사가 붙습니다. 여정은 여기서 끝나고, 지도는 전체 경로가 보이도록 줌아웃하며 13,509km를 띄웁니다.
정리
| 날짜 | 도시 | 구간 | 묵은 밤 | 현지 시계 |
|---|---|---|---|---|
| 9월 7일 | 서울 | — | 0 | UTC+9 |
| 9월 8일 | 울란바토르 | 1,992km | 2 | UTC+8 |
| 9월 11일 | 노보시비르스크 | 1,828km | 1 | UTC+7 |
| 9월 13일 | 히바 | 2,238km | 2 | UTC+5 |
| 9월 16일 | 빌뉴스 | 2,955km | 2 | UTC+3 |
| 9월 19일 | 코크 | 2,242km | 1 | UTC+1 |
| 9월 21일 | 마라케시 | 2,254km | — | UTC+1 |
15일, 13,509km, 여섯 번의 구간, 여덟 시간의 시계. 가지 않고 이만큼 갔습니다.
링크에 여정이 통째로 들어 있습니다. 서버에 저장된 게 없어서 주소만 있으면 열립니다. 다른 목적지로 만들고 싶으면 홈에서 도시 이름을 넣으면 됩니다. 경유지는 이렇게 길 위에 있는 곳들로 알아서 채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