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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에서는 배를 타면 대륙이 바뀐다

“대륙 두 개를 배로 건넌다.” 방구석콜럼버스가 이스탄불에 붙인 한 줄이다. 비유가 아니라 지리 설명에 가깝다. 보스포루스 해협이 도시 한가운데를 지나고, 서쪽 기슭은 유럽, 동쪽 기슭은 아시아다. 위스퀴다르나 카드쾨이에서 배를 타고 반대편에 내리면 그 사이에 대륙을 하나 건넌 셈이 된다. 가장 좁은 구간은 1km가 채 되지 않는다.

이 서비스의 도시 사전에서 이스탄불의 좌표는 41.0082, 28.9784 다. 점 하나로 찍혀 있지만 실제 도시는 그 점 양쪽으로 갈라져 있고, 갈라 놓은 것은 강이 아니라 바다다.

우리가 붙여 둔 네 곳은 전부 유럽 쪽에 있다

서비스가 이스탄불에 붙여 둔 가볼 만한 곳은 아야 소피아,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 톱카프 궁전, 그랜드 바자르 네 곳이다. 세어 보면 넷 다 해협의 서쪽, 유럽 쪽에 있다. 대륙 두 개를 가진 도시인데 우리가 고른 지점은 한쪽으로 몰려 있다.

이건 도시의 성질이라기보다 목록의 성질이다. 유네스코가 1985년에 올린 세계유산 이름도 ‘이스탄불 역사지구’이고, 그 범위는 옛 성벽 안쪽을 중심으로 묶여 있다. 유네스코의 이스탄불 역사지구 설명 오래 이름이 붙은 쪽에 표시가 몰리는 것은 어느 도시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지도에서 비어 보이는 쪽은 볼 것이 없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아직 찍지 않은 곳이다.

서울에서 7,954km, 선은 북서쪽으로 뜬다

서울의 기준 좌표에서 이스탄불까지 구면 최단 경로인 대권으로 재면 7,954km, 출발 방위는 북서쪽이다. 지도 위에서는 이 선이 위로 볼록한 곡선으로 그려진다. 평면 지도가 곡면을 펼쳐 놓은 것이기 때문이고, 그 이야기는 파리로 가는 선에 적어 두었다.

경로가 지나는 상공을 나라로 요약하면 한국에서 시작해 북한, 중국, 몽골, 러시아, 카자흐스탄을 지나 튀르키예로 들어간다. 중앙아시아 구간에서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의 국경선을 몇 번 넘나든다. 바다를 건너는 구간이 거의 없는, 육지 위를 계속 가는 경로다.

9.9시간과 여섯 시간

시속 850km에 지상 이동 0.5시간을 더하는 이 서비스의 단순 계산으로는 약 9.9시간이다. 실제 항공편이 아니라 두 좌표 사이의 거리를 시간으로 바꾼 값이다.

시차는 여섯 시간이다. 이스탄불이 서울보다 여섯 시간 뒤에 있다. 서울에서 정오에 떠서 9.9시간을 날면 도착은 서울 시간으로 밤 10시쯤인데, 현지 시계로는 아직 오후 4시다. 하루가 길어지는 방향으로 가는 여정이다. 참고로 이스탄불의 지구 반대편은 남위 41도, 서경 151도 — 남태평양 한가운데이고 육지가 없다.

인구는 GeoNames 기준 약 1,570만 명이다. 사전 524곳 가운데 손에 꼽히는 규모이고, 그 인구가 해협 양쪽에 나뉘어 산다.

가는 길에 걸리는 도시들

서울에서 이스탄불로 선을 그으면 우회 비율 1.4 안에 드는 경유지 후보가 243곳이다. 출발지에 가까운 순으로 앞쪽 몇 곳은 이렇다.

도시 서울에서 우회 비율
다롄 493km 1.00
후쿠오카 540km 1.13
칭다오 610km 1.03
블라디보스토크 747km 1.09

다롄은 1.00이다. 서울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대권 경로가 그 위를 그대로 지난다는 뜻이다. 후쿠오카는 1.13으로, 같은 거리대인데 반대쪽에 있어 그만큼 되돌아와야 한다. 지도 위에서 길목이라는 말은 방향의 문제지 거리의 문제가 아니다.

여정을 만들어 재생하면 선은 북위 51도까지 올라갔다가 카스피해 북쪽을 스치고 흑해를 건너 내려온다. 도착점인 이스탄불이 북위 41도이니, 가는 길에 10도만큼 더 북쪽을 다녀오는 셈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해협 하나를 사이에 둔 점 위에서 멈춘다. 배를 타는 부분은 화면에 나오지 않는다.

이스탄불로 여행 만들기